확율적인 너무나 확율적인

오래된 습관을 반복하듯 나는 창밖의 어둠을 응시한다
그대는 묻는다 왜 어둠을 그리도 바라보냐고
나는 답한다 그것이 어둠인줄 몰랐다고
그대는 다시 묻는다
이제 어둠인줄 알았는데 왜 계속 바라보냐고
나는 다시 답한다
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다고
그대는 내 어깨너머에 어둠을 응시하며 말한다
아니요 당신은 멀쩡히 깨어있어요
너무오랜 고독이 당신의 얼굴 위에 꿈꾸는 표정을 조각해 놓았을 뿐

어둠을 어둠으로 느끼지 못하게 하는 오래된 습관
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기나긴 정체
표면에 새겨진 무늬를 진리라 믿게 하는 눈가림
우리를 슬프게 하는 무뎌진 감각들을 일깨워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

확율적인 너무나 확율적인 ‘심보선 시인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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